신묘년 팔월 말일날...
어김없이 육시까지 근무하고
이천땅에 날라간다...
한석봉 도요... 오늘 장작가마 불짚히신다는 연락을 받고..
예전부터 가마의 불을 보고 싶어 했는데
드디어 오늘 ...
지난 겨울 어느날 방문하였던 지인집의 도자기들..
이걸 만드신 분의 가마 굽는 날이다..
설레임으로 저녘을 거른 것도 잊어 먹은체 ..
재천을 지나 길가의 빵집에 들려 두세 조각의 빵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며 ..
이천땅을 도착하여..
가마때시는 도요지에 가기전 ..
임금님쌀이라는 밥집에 들어가 맛난 저녘을..
들어간다 ..
이천땅 변두리에 위치한 <한도요>,,
주변에는 모두 도자기 만드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저편에서는 밤이긴 하나
불빛사이로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저곳인 모양이다 ..
한석봉님을 뵙고...인사를 나누고
여주인장님과도..
그리고 가마때는 날이라 먼저 찾아오신 두분의 마을 분들과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눈다 ..
생전 처음 보고 듣는 것이라...
모든게 신기하기만 하다 ...
세월은 흘러 이곳 이천땅에도..
가마들은 많으나.. 고된 작업이 요하는 ..
장작을 때워 도자기를 굽는 곳은 거의 유일무이하고
천 이삼백도의 고온을 일으키려면
다른 나무는 안되고 송진이 있는 소나무로만....
저기에 있는 가마가 이십여년은 넘었는데
그가마로 들어간 나무만도,,,,
또한 도자기 를 빚었던 흙더미만도.. 산을 이루고..
저 가마의 벽에 진흙덩어리는 숱하게 지피고 식히고 하여 고열에 단련되고 단련되어
어는 부분은 내화벽돌보다 훨씬 단단한 .. <가마똥>이라는 것으로 변해 있을 거라는..
ㅎㅎ 가마 굽기 전 내린 비를 피해
옆집 형님네 염소가 가마 지붕 위에 올라가 놀아버려 ..
지붕 위가 염소들 놀이터가 된 뒤.. 보수하고.. 가마를 굽는 다는..
천이삼백도의 고열을 계속 가해도
유약이 이쁜 색으로 바뀌는 순간은 2-3초도 안될 거라는 ..
나보다 훨씬 큰 덩치와 투박한 손..
아조 잘생기신 한석봉님...
너무나 소탈하시고 배려가 깊어 편안하게 하여주신다..
벌교가 고향이시라는 안주인분도.. 너무나 다정다감하시다 ..
잠시 불이 사그러지면
다시 소나무 장작 더미를 집어 넣고
앉아 맥 한잔이나 물.. 포카리등을 마시고 ..
가마 한번 때면 피쳐 10병에 생수 10통은 마셔야 하신단다..
그래도 소변은 나오지도 않고 죄다... 땀으로 ...
장인의 열정.. 땀.. 고통.... 등등등이 모여져 한잔의 예술품이 만들어지나보다..
푹푹찌고 유난히 비가 많았던 지난 어느 여름날 ..
가마 굽은날은 ..
불 때다 너무 더워.. 약 이십여미터 떨어진 저온창고 (냉장고 )에 들어갔다 땀 식히고...
다시 뛰어나와 불 때고 반복하다 .. 현기증이 일어나 큰 일 날뻔 했단 이야기...
큰 덩치를 가지시고
도자기를 좁은 가마에 넣고 나면 아프시다는 무릎...
한참 불을 짚힐 때는 대소변도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몇날몇일 불만 때야 한다는,,
가마는
다섯개의 지붕이 있고
아랫칸부터 불길이 차오르면 나중에 옆에서 장작을 넣어주는
내화벽돌로 막은 구멍이 있다..
세세히 설명하려면 복잡하고 ..
가마안 구경 하라시면서 열어놓은 구멍사이로 불길이 솟구친다 ..
무슨 영화 드라..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
용.. 주딩이에서 마구 뿜어댄다..
9.11 뉴욕의 어는 건물의 불길이 저리 솟아ㅆ었나..
장작더미를 집어넣는
가마의 아궁이 입구는 저렇게 이글거리고..
잠시 불길이 가라앉을 때
뗴어낸 내화벽돌 한장 사이로 들여다 본다 .. 가마안을..
불이 너무 밝으니 온통 하얀 백자로 보인다.....
저리 달궈져 ... 어느순간 유약이 퍼져 ..
황홀한 색감을 자랑하는 도자기로 태어나나 보다 ..
불이 사그러지니
한석봉님 장화에 한복바지를 입으시고 집어 넣으신다 ..
넣자마자 송진이 탄 그을림이 크~윽 하며 튀어나온다...
악마의 주딩에서 뿜어져 나온 ....이기심. 질투 분노등등이 모조리 튀어 나오는 듯 하다 .
다시 장작더미는 들어가고
검은 연기 뿜어대고
연기가 가라앉아가자 ..
벽돌 구멍 사이로 들여다 보고 ..
그리고 뒤따라 오는 붉은 빛...이 환하게 되면 ..
조그만 벽돌 구멍 사이로 들여다 본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메리카에서
로버트 드니로 가 분한 누들스가 발레하는 데보라를 쳐다보는 것처럼..
남원땅 버드나무에 매달린 그네에 오른
춘향이의 세류요와 굼실대는 궁딩이를 바라보는 이도령의 마음으로..
한참을 들여다본다 ..
아랫쪽 아궁이쪽에서 올라오는 불길도 담아보고
.. ㅎㅎ.. 한석봉님...
< 도총 > 이라신다..
얼마전인가 저만한 덩어리를 함 청소 한 뒤에
남아있는 일종의 <도자기들의 무덤> 이라신다 ..
<<경기도청은 어디에 있는 진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제일큰 도총은 여기다..>> 라시며 껄껄 웃으신다 ..
예전에는 이 만ㅎ은 장작을
도끼로 하나하나씩 ..
가마 한 번 떄우면 ..
90톤이 들어간다나.. 나무값만 몇백에 ,, 이거 나른 데 인건비 .. 볓백 그냥 천마원이 넘어버리고 .
나무는 홀로 도끼로 한달이상을 날마다 해야
저렇게 쌓아 두고 가마를..
예전에는 도끼작업 한달동안 내내 하고나면 .
손이 쥐가 나고 아파 .. 물레질을 하려면 한참을 쉬었다 해야 되었다는 ..
그리고 예쁘게 만든 도자기를 초벌 구이 하고
유약 바르고
가마안에 거치 하여 ..
가마를 때고 .. 한 2-3일 그대로 둔채로 식혀 ..
꺼내 만들어지는 게 도자기라 설명을 해주신다 ..
그 열정.. 땀.. .. 뭘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아니 아예 표현 하기가 싫다 ,,,
그저 유구무언일뿐입니다..
한 예술인 의 몇날몇일간이 될 지도 모르는 장작가마 굽는 날..
늦은 밤에 찾아가 ..
불청객을 환대해주셔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안주인분의 맥주.. 무척이나 시원했고욤 ...
뭘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아름 다운 몸짓.. 이야기.. 등을 가슴에 안고
벅차게 돌아간다 .. 자정이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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